[People] 한국 산악인들 잇달아 히말라야로 14좌 완등·고미영의 꿈 완성·얼음 속 동료 찾아… | ||
기사입력 2011.03.23 10:44:46 |
본인의 14좌 완등과 고 고미영의 못다 이룬 14좌 완등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안나푸르나(8091m)에 도전하는 김재수 대장을 비롯한 한국 산악인들이 저마다의 꿈과 사연을 갖고 올 봄 히말라야 원정에 나선다. 14좌 완등을 꿈꾸는 것은 기본이며 누구도 해보지 못한 직벽에 도전하는가 하면 불의의 사고로 먼저 간 동료의 시신을 수습하려는 이들도 있다.
14좌 완등과 고미영의 꿈 이룬다
14좌 완등과 고미영의 꿈 이룬다
지난 18일 출국한 김재수 대장(코오롱스포츠 챌린지팀 소속)은 이미 열세 봉우리를 올라 안나푸르나만 오르면 본인의 히말라야 14좌 등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동시에 그는 지난 2009년 불의의 사고로 파키스탄의 낭가파르바트에서 유명을 달리한 고미영의 14좌 완등 목표도 대신 달성하게 된다.
김 대장은 지난 1990년 에베레스트(8848m)를 오른 뒤 본격 고산등반에 나서 91년에 시샤팡마(8027m), 93년 초오유(8201m)를 등정했다. 또 95년 에베레스트 남서벽을 등반했고 2002년엔 로체(8516m)에 올랐다.
사업을 하던 그는 이후 고미영 씨의 등반 파트너로 본격적인 히말라야 원정에 나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히말라야의 8000m급 10개봉을 함께 올랐다. 이 과정에서 에베레스트와 로체 시샤팡마 등은 두 번씩이나 정상을 밟았다.
여성산악인 최초의 히말라야 14좌 완등과 세계 최초 최단기간 14좌 완등을 목표로 나섰던 고미영 씨는 지난 2009년 7월 11번째로 낭가파르바트를 등정하고 하산하다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다.
김재수 대장은 이후 고미영의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단독 등정에 나서 지난 해 가셔브룸 1봉(8068m)과 2봉(8035m)을 연속으로 올라 정상에 고 씨의 사진을 놓았다. 이후 지난 해 가을 시즌에 안나푸르나에 도전했으나 기상악화로 돌아섰다.
김 대장은 이번 원정에 산악인 손병우 씨를 대동하고 나선다. 또 김창호 대장과 서성호 대원 등이 이끄는 2011 다이나믹 부산 희망원정대와 등정을 함께 할 계획이다. 이번 등반에선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1974년 스페인 원정대의 루트 대신 새로운 루트를 개척하는 차원에서 북벽 직등루트를 오르기로 했다.
8000m 거봉에 ‘다이내믹 부산’ 신루트
김 대장은 지난 1990년 에베레스트(8848m)를 오른 뒤 본격 고산등반에 나서 91년에 시샤팡마(8027m), 93년 초오유(8201m)를 등정했다. 또 95년 에베레스트 남서벽을 등반했고 2002년엔 로체(8516m)에 올랐다.
사업을 하던 그는 이후 고미영 씨의 등반 파트너로 본격적인 히말라야 원정에 나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히말라야의 8000m급 10개봉을 함께 올랐다. 이 과정에서 에베레스트와 로체 시샤팡마 등은 두 번씩이나 정상을 밟았다.
여성산악인 최초의 히말라야 14좌 완등과 세계 최초 최단기간 14좌 완등을 목표로 나섰던 고미영 씨는 지난 2009년 7월 11번째로 낭가파르바트를 등정하고 하산하다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다.
김재수 대장은 이후 고미영의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단독 등정에 나서 지난 해 가셔브룸 1봉(8068m)과 2봉(8035m)을 연속으로 올라 정상에 고 씨의 사진을 놓았다. 이후 지난 해 가을 시즌에 안나푸르나에 도전했으나 기상악화로 돌아섰다.
김 대장은 이번 원정에 산악인 손병우 씨를 대동하고 나선다. 또 김창호 대장과 서성호 대원 등이 이끄는 2011 다이나믹 부산 희망원정대와 등정을 함께 할 계획이다. 이번 등반에선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1974년 스페인 원정대의 루트 대신 새로운 루트를 개척하는 차원에서 북벽 직등루트를 오르기로 했다.
8000m 거봉에 ‘다이내믹 부산’ 신루트
시샤팡마 정상의 김창호 대장(좌)과 서정호 대원 / 올해 도전할 안나푸르나의 신루트(빨간선)
17일 히말라야를 행해 떠난 김창호 대장(몽벨 소속)이 이끄는 ‘다이내믹 부산 2011 희망원정대(원정대장 홍보성)’는 부산산악연맹 차원에서 히말라야 14좌를 모두 오르는 목표를 갖고 나갔다. 김 대장 개인으로서도 14좌 완등 계획을 하나하나 달성해 나가는 중이다.
부산산악연맹은 2006년 에베레스트를 시작으로 히말라야 14좌 등정에 나서 현재까지 10개봉을 올랐다. 이번 봄 시즌 안나푸르나에 오른 뒤 여름 시즌에 가셔브룸 1봉과 2봉을 오르고 가을 시즌에 초오유(8201m)를 오르는 것으로 14좌 등정을 마친다는 것이다.
희망원정대는 부산시민의 도전정신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특히 올해 등정에선 모두 신루트로 정상에 오른다는 구상도 밝혔다.
안나푸르나의 경우 북쪽의 직벽을 올라 곧장 정상으로 향하기로 루트를 잡았다. 가셔브룸 1봉과 2봉에선 남서 스퍼 신루트를 알파인스타일로 오르고, 초오유에선 남서벽 신루트를 역시 알파인스타일로 오를 계획이다.
이런 루트 선정엔 김창호 대장의 스타일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히말라야 14좌 가운데 안나푸르나와 초오유 에베레스트만을 남겨놓고 있는 김 대장은 해병대 출신으로 엄청난 체력의 소유자이자 교과서를 엮듯이 등반과정을 꼼꼼하게 기록하는 것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지난 2000년과 2001년에 걸쳐 파키스탄의 카라코람 히말라야를 거의 완벽하게 답사한 뒤 5000m급과 6000m급을 연등하며 고소에 적응하고 설산고봉 등반기술을 완벽하게 익혔다.
이를 바탕으로 2005년부터 그의 8000m고봉 등반이 시작된다. 첫 번째 코스는 낭가파르바트의 루팔벽 중앙직등루트. 이 루트는 고산등반의 전설인 라인홀트 메스너 형제가 초등한 이후 누구도 오르지 못했는데 그는 이 루트를 무산소로 올라 반대편 디아미르 벽을 타고 하산했다. 특히 등반 도중 낙석을 맞아 부상한 김미곤 씨를 4000m 절벽에서 안전하게 끌어내리기도 하다.
김창호는 11좌를 모두 무산소로, 그것도 대부분 난코스로 올랐다. 또 짬짬이 6000m나 7000m급 직벽을 세계 최초로 오르거나 새로운 루트를 만들며 실력을 닦고 있다. 김 대장과 짝을 이뤄 등반하고 있는 희망원정대의 서성호 대원은 14좌 가운데 8좌를 등정했다.
마의 직벽에 코리안 루트 낼 것
부산산악연맹은 2006년 에베레스트를 시작으로 히말라야 14좌 등정에 나서 현재까지 10개봉을 올랐다. 이번 봄 시즌 안나푸르나에 오른 뒤 여름 시즌에 가셔브룸 1봉과 2봉을 오르고 가을 시즌에 초오유(8201m)를 오르는 것으로 14좌 등정을 마친다는 것이다.
희망원정대는 부산시민의 도전정신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특히 올해 등정에선 모두 신루트로 정상에 오른다는 구상도 밝혔다.
안나푸르나의 경우 북쪽의 직벽을 올라 곧장 정상으로 향하기로 루트를 잡았다. 가셔브룸 1봉과 2봉에선 남서 스퍼 신루트를 알파인스타일로 오르고, 초오유에선 남서벽 신루트를 역시 알파인스타일로 오를 계획이다.
이런 루트 선정엔 김창호 대장의 스타일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히말라야 14좌 가운데 안나푸르나와 초오유 에베레스트만을 남겨놓고 있는 김 대장은 해병대 출신으로 엄청난 체력의 소유자이자 교과서를 엮듯이 등반과정을 꼼꼼하게 기록하는 것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지난 2000년과 2001년에 걸쳐 파키스탄의 카라코람 히말라야를 거의 완벽하게 답사한 뒤 5000m급과 6000m급을 연등하며 고소에 적응하고 설산고봉 등반기술을 완벽하게 익혔다.
이를 바탕으로 2005년부터 그의 8000m고봉 등반이 시작된다. 첫 번째 코스는 낭가파르바트의 루팔벽 중앙직등루트. 이 루트는 고산등반의 전설인 라인홀트 메스너 형제가 초등한 이후 누구도 오르지 못했는데 그는 이 루트를 무산소로 올라 반대편 디아미르 벽을 타고 하산했다. 특히 등반 도중 낙석을 맞아 부상한 김미곤 씨를 4000m 절벽에서 안전하게 끌어내리기도 하다.
김창호는 11좌를 모두 무산소로, 그것도 대부분 난코스로 올랐다. 또 짬짬이 6000m나 7000m급 직벽을 세계 최초로 오르거나 새로운 루트를 만들며 실력을 닦고 있다. 김 대장과 짝을 이뤄 등반하고 있는 희망원정대의 서성호 대원은 14좌 가운데 8좌를 등정했다.
마의 직벽에 코리안 루트 낼 것
마의 자누봉(왼쪽 끝)과 K2원정대의 발대식 장면
김형일 대장(K2 익스트림팀 팀장)이 이끄는 ‘2011 K2 자누원정대’는 지금까지 누구도 오르지 못한 히말라야의 거벽 ‘자누(7710m) 동벽’에 도전한다.
현지어로 쿰바카르나로 불리는 자누(Jannu)는 네팔 동부 캉첸중가 산군에 위치한 봉우리. 8000m급은 아니지만 마의 직벽이 버티고 있을 뿐 아니라 수시로 강풍과 눈사태가 일어나기로 악명이 높다. 남릉이나 북릉을 통한 등반은 있었지만 김 대장의 자누원정대가 도전하는 동벽은 이제까지 누구에게도 정상을 허용하지 않았다. 세계적 실력을 갖췄다는 슬로베니아팀이 여섯 번이나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물러난 곳이다.
동벽 루트는 수직에 가까울 정도로 가파른 경사 구간이 1100m에 이른다. 4km가 넘는 베이스캠프에서 벽 아래까지 구간도 눈사태와 폭풍설의 위협 속에 무시무시한 히든 크레바스(빙하의 갈라진 틈새)와 수시로 무너지는 세락(얼음기둥)을 타고 올라야 한다.
현지어로 쿰바카르나로 불리는 자누(Jannu)는 네팔 동부 캉첸중가 산군에 위치한 봉우리. 8000m급은 아니지만 마의 직벽이 버티고 있을 뿐 아니라 수시로 강풍과 눈사태가 일어나기로 악명이 높다. 남릉이나 북릉을 통한 등반은 있었지만 김 대장의 자누원정대가 도전하는 동벽은 이제까지 누구에게도 정상을 허용하지 않았다. 세계적 실력을 갖췄다는 슬로베니아팀이 여섯 번이나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물러난 곳이다.
동벽 루트는 수직에 가까울 정도로 가파른 경사 구간이 1100m에 이른다. 4km가 넘는 베이스캠프에서 벽 아래까지 구간도 눈사태와 폭풍설의 위협 속에 무시무시한 히든 크레바스(빙하의 갈라진 틈새)와 수시로 무너지는 세락(얼음기둥)을 타고 올라야 한다.
김미곤과 마나슬루 원정대 발대식 장면
원정대는 이번 원정을 ‘K2 글로벌 익스트림 프로젝트’의 하나로 정해 알파인스타일로 단번에 오를 계획이다. 알파인스타일 등반은 고정로프나 중간캠프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셰르파나 산소도 없이 소수 인원으로 오르는 것.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적이지만 그만큼 강한 체력과 고난도의 등반 실력, 강인한 정신력 등이 요구된다.
자누원정대는 김형일 대장을 비롯해 한국 봔트클럽 회원으로 식량/행정 담당인 장지명 대원과 장비/지원담당인 이일영 대원, 기록 담당인 임일진 엑스필름 대표와 카메라 취재의 김영주 대원 등 5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정상 도전은 김형일 대장과 장지명 대원 등 둘이 한다. 김 대장은 지난 2009년 ‘스팬틱 골든피크(7027m)’에 한국 최초로 신루트를 개척했고 지난해 히말라야 미지의 봉우리인 ‘가셔브룸 5봉(7321m)에도 알파인스타일로 도전한 바 있다. 지난 두 번의 원정에선 세 명이 정상에 도전했다. 이번엔 단 둘이 정상 도전을 시도하므로 그만큼 어려움이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정대는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위치와 소식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난 9일 발대식을 마친 자누원정대는 이달 말 네팔로 출국해 4월 초순에서 중순 사이에 정상에 도전할 계획이다.
얼음 속 동료 따뜻한 곳에 인도할 것
자누원정대는 김형일 대장을 비롯해 한국 봔트클럽 회원으로 식량/행정 담당인 장지명 대원과 장비/지원담당인 이일영 대원, 기록 담당인 임일진 엑스필름 대표와 카메라 취재의 김영주 대원 등 5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정상 도전은 김형일 대장과 장지명 대원 등 둘이 한다. 김 대장은 지난 2009년 ‘스팬틱 골든피크(7027m)’에 한국 최초로 신루트를 개척했고 지난해 히말라야 미지의 봉우리인 ‘가셔브룸 5봉(7321m)에도 알파인스타일로 도전한 바 있다. 지난 두 번의 원정에선 세 명이 정상에 도전했다. 이번엔 단 둘이 정상 도전을 시도하므로 그만큼 어려움이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정대는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위치와 소식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난 9일 발대식을 마친 자누원정대는 이달 말 네팔로 출국해 4월 초순에서 중순 사이에 정상에 도전할 계획이다.
얼음 속 동료 따뜻한 곳에 인도할 것
김미곤 대장(버그하우스 클라이밍팀)이 이끄는 ‘자유를 향한 2011 마나슬루 원정대(원정대장 박상수)’는 지난해 마나슬루(8163m)에서 기상악화로 실종된 윤치원(당시 40, 진해산악회)과 박행수(당시 27, 광주대 OB) 등 두 산악인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17일 떠났다.
두 산악인은 지난 해 4월 경남과 광주산악연맹의 추천을 받아 원정대에 참여해 마나슬루 정상에 올랐으나 하산 도중 기상악화로 행방불명됐다. 당시 김 대장과 열 손가락이 없는 산악인인 김홍빈 씨를 포함해 6명이 올랐고 이 가운데 4명은 극적으로 돌아왔으나 짙은 안개에 길을 잃은 두 사람은 결국 귀환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며칠 뒤 프랑스팀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월12일 순천 메디팜 병원에서 출정식을 갖고 78일간 일정으로 현지로 떠난 원정대는 4월6일쯤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고 12일부터 셰르파들과 함께 수색에 나설 방침이다. 또 시신을 수습하면 현지에서 추모제를 열고 유골을 수습해 6월 2일쯤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원정엔 김미곤 대장을 비롯해 김덕신, 나관주, 박남수, 박명환, 윤옥현, 이정현 대원 등 7명의 전문 산악인이 함께 한다.
김 대장은 “험난한 날씨와 지형 등으로 힘든 여정이 예상되지만 차가운 눈밭에 누워있는 사랑하는 동료들을 따뜻한 곳으로 데리고 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미곤은 지난 2000년 초오유(8201m)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4좌 가운데 6좌를 올랐다. 특히 2007년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에베레스트(8848m)와 로체(8020m)를 연속으로 등정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번 원정은 유족들의 요청도 있었지만 김 대장 일행의 뛰어난 등반능력이 있어서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히말라야는 워낙 험난한데다 극한의 환경이 이어져 원정 중 사망할 경우 대부분 시신을 수습하지 않고 현지에 위령비를 세우는 것으로 대신한다. 망자를 수습하는 과정이 등반 이상으로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망자를 산 사람 이상으로 존중하는 한국인의 정서를 반영해 그 동안 시신을 수습하려는 시도가 몇 번 있었다.
지난 2005년엔 엄홍길 씨가 한해 전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에서 사망한 박무택 씨의 시신을 수습해 해발 8600m의 세컨드스텝에 돌무덤을 만들어 안장한 바 있다. 다만 이 때 원정대를 따라 나섰던 한승권 계명대 산악회 OB회장이 고산병으로 사망했다.
지난 2009년엔 낭가파르바트 등정 후 하산하다 추락해 사망한 고미영 씨의 유해를 수습, 한국으로 이송해 장례를 치른 바 있다.
엄재은 버그하우스 브랜드장은 “김미곤 대장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원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버그하우스는 아낌없이 물품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굳건한 동료애를 기반으로 한 휴머니즘 등반의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는 이번 원정에서 시신 수습에 꼭 성공하고 돌아오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글 = 정진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270호(11.03.29일자) 기사입니다]
두 산악인은 지난 해 4월 경남과 광주산악연맹의 추천을 받아 원정대에 참여해 마나슬루 정상에 올랐으나 하산 도중 기상악화로 행방불명됐다. 당시 김 대장과 열 손가락이 없는 산악인인 김홍빈 씨를 포함해 6명이 올랐고 이 가운데 4명은 극적으로 돌아왔으나 짙은 안개에 길을 잃은 두 사람은 결국 귀환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며칠 뒤 프랑스팀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월12일 순천 메디팜 병원에서 출정식을 갖고 78일간 일정으로 현지로 떠난 원정대는 4월6일쯤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고 12일부터 셰르파들과 함께 수색에 나설 방침이다. 또 시신을 수습하면 현지에서 추모제를 열고 유골을 수습해 6월 2일쯤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원정엔 김미곤 대장을 비롯해 김덕신, 나관주, 박남수, 박명환, 윤옥현, 이정현 대원 등 7명의 전문 산악인이 함께 한다.
김 대장은 “험난한 날씨와 지형 등으로 힘든 여정이 예상되지만 차가운 눈밭에 누워있는 사랑하는 동료들을 따뜻한 곳으로 데리고 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미곤은 지난 2000년 초오유(8201m)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4좌 가운데 6좌를 올랐다. 특히 2007년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에베레스트(8848m)와 로체(8020m)를 연속으로 등정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번 원정은 유족들의 요청도 있었지만 김 대장 일행의 뛰어난 등반능력이 있어서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히말라야는 워낙 험난한데다 극한의 환경이 이어져 원정 중 사망할 경우 대부분 시신을 수습하지 않고 현지에 위령비를 세우는 것으로 대신한다. 망자를 수습하는 과정이 등반 이상으로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망자를 산 사람 이상으로 존중하는 한국인의 정서를 반영해 그 동안 시신을 수습하려는 시도가 몇 번 있었다.
지난 2005년엔 엄홍길 씨가 한해 전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에서 사망한 박무택 씨의 시신을 수습해 해발 8600m의 세컨드스텝에 돌무덤을 만들어 안장한 바 있다. 다만 이 때 원정대를 따라 나섰던 한승권 계명대 산악회 OB회장이 고산병으로 사망했다.
지난 2009년엔 낭가파르바트 등정 후 하산하다 추락해 사망한 고미영 씨의 유해를 수습, 한국으로 이송해 장례를 치른 바 있다.
엄재은 버그하우스 브랜드장은 “김미곤 대장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원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버그하우스는 아낌없이 물품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굳건한 동료애를 기반으로 한 휴머니즘 등반의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는 이번 원정에서 시신 수습에 꼭 성공하고 돌아오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글 = 정진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270호(11.03.2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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