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치장을 하고 붉은 꽃과 비단을 두른 쿠마리는 네팔어로 살아있는 여신이란 뜻으로 네팔 네아르족의 오랜 풍습이다.
네팔 카트만두의 보호신으로 알려져 있는 여신 쿠마리는
보통 3~4세의 여자아이를 간택하여 초경이 시작되기 전-초경 이후부터는
신성의 마음이 사라지고 인성의 마음이 생긴다고 믿어 부정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12~13세까지 부모와 떨어져 쿠마리 사원에서 여신 탈레주(Taleju)의 현신으로 모셔지게 된다.
쿠마리가 되기 위해선 32가지의 조건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
32가지 조건이란,
완벽하게 건강하고 천연두 자국이 없어야 하며 피부에 흠이 없어야 하며
까만 눈동자와 까만 머리카락을 가지고,
몸에서 냄새가 나지 않아야 하며,
이가 가지런하고 온전해야 한다.
그리고 침착하고 겁이 없어야 한다.
이를 테스트하기 위해 돼지, 양 등의 죽은 동물의 시체와
피가 낭자한 곳에서 울지 않고 하루밤을 보내야 한다고 한다.
쿠마리로 지내는 동안에는 타인과 접촉을 금하고,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도 없으며 학교에도 가지 못한다.
초경이 시작되어 쿠마리의 직위에서 박탈되게 되면
사원에서 쫒겨나지만 불운을 전해준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돌아갈 수 없으며
남편이 일찍 죽는다는 속설에 결혼도 하지 못한채
일부는 국경 근처의 창녀촌으로 가서 생활하게 된다고 한다.
집보다 사원이 더 많고, 사람보다 신이 더 많은 나라 네팔의 이러한 풍습을
무조건적인 아동학대라고 몰아세우기엔 그네들의 문화를 먼저 이해해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그보다는 자신들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그녀들의 삶이 너무나 고단하고 버겁게 느껴진다.
쿠마리,그녀들은 과연 누구를 위한 여신인가??
인간이 신이 될 수 없는데...
일각에서는 이러한 쿠마리 선발을 아동학대라며 비난하고 폐지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종교라는 힘이 지배하는 오랜 악습이 만들어낸 슬픈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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